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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우리가 기억합니다

부여군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부여현, 임천군, 홍산현을 포함하고 있었다. 부여지역에 동학이 언제 들어왔고 어떤 과정을 통해 확산되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어쨌든 1894년 이전부터 접주 이석보, 장봉한, 최천순 등의 동학교도들이 부여를 중심으로 하여 활동하고 있었다.

부여지역에서 동학농민군의 활동이 시작된 것은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894년 6월 말경이다. 이때 전라도 지역의 동학농민군 수십 명이 무장을 한 채 말을 타고 금강을 건너 임천에 도착했다. 이들은 임천 수령에게 임천 지역의 관리가 전라도에 사는 여인을 강제로 범한 책임을 추궁하며 말과 무기를 빼앗았다.

부여 홍천관아

또 탐욕스럽고 포학한 부자들을 징계하여 다스리고 가난한 백성을 구호한다는 명목으로 조 271석과 쌀 15석, 소 한 마리와 돈 150냥을 가져갔다. 이 소식이 부여지역에 알려지자 동학교도들은 큰 힘을 얻어 적극적인 활동에 나섰다. 부여, 임천, 홍산 등지에서 동학세력과 일반 농민들의 지지와 호응을 받아 포접을 형성할 정도로 규모가 큰 조직을 갖추게 되었다. 7월 초에는 접주 이석보가 부여지역 곳곳을 순회하면서 활동했다. 대방면에 도소가 설치되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를 통해 동학조직을 기반으로 한 동학농민군이 상당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동학교도들은 서로를 평등하게 대했다. 비록 노비일지라도 동학에 들어오면 반드시 존대하여 서로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았다. 또한 양반이라도 동학교도들에게 원한을 사면 반드시 보복을 당하였다. 동학교도들은 무리지어 무장을 하고 예전에 양반들에게 빼앗긴 재산을 되찾기 위해 나섰다.

7월 5일에는 임천의 동학교도 18명이 총과 칼을 지니고 정산현 관현면 신대리에 사는 진사 조창하를 찾아갔다. 이들은 달아나는 조창하를 때려 숨지게 하고 물건을 약탈하기도 했다.
7월 6일에는 접주 이석보의 방문으로 도사 민경호의 집안사람들과 마을 상민들이 동학에 입도했다. 7월 12일에는 동학농민군들이 대방면 중리에 있는 민참의의 집 뒤뜰에 도소를 설치하였다. 산 위에  햇빛을 가리기 위한 포장인 차일을 겹겹이 치고 주둔하면서 총을 쏘며 진법을 훈련하였다. 이때 동학의 경전을 읽고 주문을 외는 소리가 사방 멀리까지 들렸다고 한다. 이어 7월 24일에는 동학농민군들이 모임의 총회를 열었다. 이때 접주 장용한과 최천순이 백성을 괴롭힌 민참의의 집 뒤에 포를 설치하고 사사로이 도와주는 것을 규탄하였다. 결국, 가속시로 포를 옮기기로 결의하였다.

그 무렵 전봉준과 손병희는 남북접의 연합전선을 형성하여 전면적인 대일항쟁에 나서기 위해 논산에 집결해 있었다. 일부 유생들도 농민들을 이끌고 동학농민군에 가담하였다. 도사를 지낸 이유상은 건평에 있던 유회군 100여 명을 이끌고 논산으로 가서 전봉준과 합세하였다.
1894년 9월 18일 최시형이 기포령을 내리자 부여지역의 동학농민군도 2차 봉기에 참여하였다. 10월 29일에는 부여지역 동학농민군 500여 명이 부여 관아를 공격하여 전쟁에 쓸 무기를 확보하였다. 이들은 민가에서 옷, 이불, 소 등을 획득하여 능산리를 거쳐 논산으로 이동하였다.

1894년 11월 초순, 홍산지역 동학농민군은 홍산 관아를 점거하였다. 이때 서산군수 성하영이 관군을 이끌고 홍산 쪽으로 나아갔다. 그는 11월 17일 공주를 떠나 이인에서 하루를 묵은 뒤 18일에 부여에 도착했다. 19일에 부여를 떠나 홍산에 도착하였으나, 이미 홍산에는 동학농민군이 없었다.
부여지역은 우금치전투가 벌어진 공주와 가까이 있다. 따라서 전봉준이 이끄는 동학농민군 주력부대와 연결되어 활동을 전개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또한 1차 봉기와 2차 봉기 사이에 이른바 도소를 통해 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는 것도 다른 지역과는 구별되는 점이다. 대체로 충청도 지역은 1차 봉기에는 참여하지 않았고, 2차 봉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그런데 부여를 비롯한 일부 충청도에서는 1차 봉기와 2차 봉기 사이에 매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였다.